조민기 자살 원인, 사인에 우리도 한 몫 했나?

배우이자 청주대 교수인 조민기가 자살을 하였습니다. 조민기는 9일 오후 4시 3분경 광진구 구의3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옆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 조씨의 아내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서울 광진경찰서 측은 현장을 조사하며 조민기의 정확한 자살 원인을 파악중이라고 합니다. (자살원인 파악 중)


언론에 따르면 조민기가 지인에게 연락해 “실망시켜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조민기는 경찰에게 조사차 압수당한 휴대전화 말고 다른 번호로 지인들에 전화를 걸었고,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준 지인들에 대한 송구한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면서 자신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피해자들에게도 다시 한번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부인과 딸은 어쩌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나요? 조민기의 죽음에 대해서는 나도 웬지 한 몫 거든것 같아서 일말의 미안함을 느낍니다. 조민기에 대해서 비판한 글을 쓴 적이 있었거든요.


물론, 조민기의 성추행이 미워서 그랬습니다. 배우 조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배우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투와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면서 실망감이 컸던 사람들이 많았고 비판의 목소리가 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배신감을 느꼈으니까요.




고인이 되신 이상 여론의 질타를 받을 일도 없어졌을 것 같군요. 수사도 종료될테고. 비록 성추행 혐의로 명예가 훼손되긴 했지만, 조민기에 대해서 '잘 죽었다'라는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보면 좀 참담하긴 합니다. 성추행을 많이 한다고 해도 사형 이상의 형량이 나오지 않습니다.

끝내 사과를 하지 않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길을 택했습니다.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기보다는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빌고, 법적 댓가를 치루는 선택이 옳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댓가를 치루었기에 비난은 이제 조금은 격분했던 마음을 묻어 두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런 순간에도 조민기 부인과 딸의 인스타그램에 찾아가서 욕하던 사람들도 제발 자중했으면 합니다.

남편이자 아버지의 성추행이 잘못된건 맞지만 조민기의 부인과 딸이 성추행을 했답니까? 그들도 어쩌면 피해자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